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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Women's point of view
with Kimmy Kim


Photo by : MIJI AN
Interview by : Jinsil Bak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을 맞이해 YUN에서 기획한 ‘Women’s point of view’ 인터뷰 시리즈. 그 두 번째 주인공으로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의 저자 김키미님을 만났습니다. 카카오 브런치 스토리의 브랜드 마케터에서 책을 쓰는 작가로, 그리고 일하는 페미니스트 커뮤니티인 ‘뉴그라운드’ 멤버로 끊임없이 나다운 여정을 걷고 있습니다. “영감보다 용기를 주는 사람이고 싶어요”라는 그녀의 말처럼, 개인의 취약함을 드러내며 더욱 단단해진 삶을 살고 있는 김키미님의 시선을 담았습니다.

 

Q1. 간단히 키미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이하 오나브)라는 책을 썼고, 카카오 브런치 스토리에서 브랜드 마케터 겸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다 퇴직했습니다. 현재는 글 쓰는 일을 하면서, ‘뉴그라운드’의 커뮤니티 멤버로서 ‘민주주의 구하는 페미- 퀴어- 네트워크’라는 연대체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오늘부터 나를 칭찬하기로 했다》라는 제목의 책을 곧 출간할 예정입니다.

Q2. 지금의 ‘나’가 있기까지의 여정은 어땠나요?

누군가의 영향을 받으면서 제가 만들어져 왔다고 생각해요. 브런치에서 일할 때는 글로 자기를 브랜딩하는 작가님들을 보며 영감을 얻어 책을 쓸 수 있었습니다. 뉴그라운드(일하는 페미니스트 커뮤니티)에서는 일의 의미와 일상에서의 시간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며 퇴직할 용기를 낼 수 있었고요. 최근에는 독서 모임에서 젠더, 노동, 계급 같은 주제의 책을 함께 읽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Q3.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망설이는 순간에 어떻게 용기를 내시나요?

저는 안전에 대한 욕구가 강하고 신중한 성격이라 새로운 도전을 하기 어려운 타입이에요. 지금 쓰는 책도 구상한 지 3년이 됐죠. 그래도 나아갈 때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보고, 그것이 실제로 일어날지 생각해봅니다. ‘책이 망하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할 때 “망한다는 기준이 뭐야?”라고 물으면 현실화가 되면서 실제로는 그렇게 최악의 상황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도 불현듯 불안해질 때면 칭찬 일기를 씁니다. 미래의 불안보다 현재에 집중하게 되고, 현재에 잘하면 미래도 나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Q4.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나 경험이 키미님의 관점과 삶에 변화를 가져다 준 순간이 있나요?

제니퍼 M. 실바의 《커밍 업 쇼트》라는 책이 큰 영향을 주었어요. 이 책은 미국 노동 계급 청년 100명의 사례를 담고 있는데, 특히 “자기 힘으로 일군 성과에서 얻는 자기 가치에 사활을 걸고”, “혼자 힘으로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과 자신 사이에 가혹한 경계선을 긋는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어요.

학창시절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었고 대학을 바로 가지 못했는데, 대기업에 취직하고 책을 내면서 자수성가 신화에 빠져 있을 때가 있었어요. 모든 걸 나 혼자의 힘으로 이룬 성과라고 착각했던 거죠. 나의 노력도 있으나 정말 많은 사람들의 영향을 제가 받은 것이고, 운도 따랐을 것이고요.

이제 중년으로 가는 나이인데도 어린 시절의 어떤 결핍 같은 것에 많이 사로잡혀서 ‘나는 약자야’라는 생각이 제 안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기성세대로서 자연히 가지게 된 영향력을 어떻게 행사해야하나, 어떤 태도를 가지고 살아야 하나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Q5. 키미님의 시선과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 영감이 되었던 순간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저는 영감보다 용기를 주는 사람이고 싶어요. 제 책 《오나브》의 에필로그에 “여전히 나는 내가 어렵다”라고 쓰고, 상대적 박탈감을 극복하려는 노력과 자신의 속도대로 가려는 다짐을 담았는데, “그 대목에서 용기를 얻었다”는 독자 리뷰를 보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고졸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경험도 공적인 자리에서 말하곤 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해줘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받을 때 보람을 느껴요. 한번은 지인과 대화 중에 “저는 모르는 게 많아요”라는 말을 했는데, 나중에 그분에게 “취약성을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라 친해지고 싶었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다른 친구들에게도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저의 그런 태도가 누군가에게는 작은 용기를 주지 않을까 싶어 좋았습니다.

Q6. 여성들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가 더욱 중요해지는 요즘,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너무 멋지고 대단한 여성의 이야기만 맹목적으로 쫓지 않았으면 해요. 천부적인 재능을 칭송하거나 자신을 갈아넣어야만 낼 수 있는 성과만 주목하다보면 ‘그렇게까지 해야하나보다’라는 인식이 형성되거든요. 그런 사회적 분위기가 결국 여성들의 자기 착취로 연결되는 것 같아요.

개인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에 대해서도 성취와 성과에만 몰입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주면서 자신의 욕구와 속도에 집중하면서 살면 좋겠어요. 외부와 비교를 멈추고 ‘어제보다 나은 나’, ‘미래에 좀 더 나아질 나’에 대해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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