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en's point of view WITH Jayoung Chae
Interview by : Jinsil Bak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을 맞이해 YUN에서 기획한 ‘Women’s point of view’ 인터뷰 시리즈. 그 첫 번째 주인공으로 브랜드 내러티브 전문가 채자영님을 만났습니다. 이야기의 관점에서 스스로와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는 스토리의 힘과 가치를 믿습니다. 아나운서에서 브랜딩 전문가로,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채자영님의 여정과 시선을 담았습니다.


Q1. 간단히 자영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스토리젠터 채자영입니다. ‘스토리 소사이어티’라는 브랜딩 회사의 대표이자 브랜드 내러티브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스토리젠터’라는 수식어는 제가 가장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스토리’와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프리젠터’라는 역할을 합쳐 만든 이름입니다. 이 명칭을 쓴 지가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었지만 덕분에 제가 흔들리지 않고 저만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2. 지금의 ‘나’가 있기까지의 여정은 어땠나요?
지난 여정을 단계로 보자면, 먼저 스토리라는 키워드가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발견한 시기가 있었고, 이걸로 내가 세상에 설 수 있을지 실험한 시기가 있었으며, 지금은 이 분야에서 내가 잘하는 것으로 더 명확하게 두 발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단계입니다.
지금은 굉장히 안온한 상태예요. 제가 좋아하는 일을 명확하게 찾았고, 방향성도 뚜렷해 정말 재미있게 달려가기만 하면 되는 상태입니다. 일을 잘하고 싶어서 오는 고통은 있지만, 진로나 인생에 대한 흔들림은 없는 편이죠. 이런 단단함이 제 안에 자리 잡은 지는 5년은 넘은 것 같아요. 그전에는 많이 방황하기도 했어요. 사실 과거의 제 키워드는 ‘방황’이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저를 보고 ‘추진력이 좋다’라고 하시지만, 실제로는 많이 흔들리고, 시도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반복했어요.
Q3.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망설이는 순간에 어떻게 용기를 내시나요?
‘내 삶이 소설 속 주인공이라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이야기 관점으로 제 삶을 바라보는 거죠. 그렇게 하면 현재 상황에 감정적으로 매몰되지 않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어요. 모든 이야기에는 고난이 있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은 성공이 아니라 고난과 실패죠. 그리고 그 고난을 어떻게 딛고 일어나는가가 이야기와 변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실패를 조금 더 가볍게 생각하고 용인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야기 관점에서 보면 실패와 실수는 이야기의 핵심이거든요.


Q4. 다른 여성들의 이야기나 경험이 자영님의 관점과 삶에 변화를 가져다 준 순간이 있나요?
저는 주변의 일하는 선배들로부터 큰 자극과 영감을 받습니다. 최근에 제게 영감을 준 분은 《에디토리얼 씽킹》을 쓰신 최혜진 작가님이에요. 자신만의 집요함과 탐구 정신을 비즈니스에 풀어내는 방식이 큰 영감이 됐어요. ‘나도 저런 방식으로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영향을 받았죠.
이전에 제가 있었던 비즈니스 환경은 무한 경쟁이었어요. 제안과 비딩에서 승패가 바로 갈리는 세계였죠. 하지만 지금 있는 브랜딩 분야는 시간을 오래 두고 하는 싸움이고, 타인과의 싸움이라기보다는 자신과의 싸움 같은 느낌이 더 커요.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이 다채로운 세계에서 해방감을 느낍니다.
Q5. 자영님의 시선과 경험이 다른 분들에게 영감이 되었던 순간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엄마이면서 자기 일을 하는 여성이 주변에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군가에게 삶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밀레니얼 패밀리의 탄생》이라는 독립출판물을 냈어요. 출산을 앞둔 여성분들, 조리원에 계신 분들, 막 출산을 마친 여성분들이 많이 연락해 주셨어요. 강의를 가면 그런 분들이 찾아오셔서 “출산을 앞두고 너무 두려웠는데, 그 책이 도움이 됐다”라고 말씀하시곤 해요.
‘워킹맘’이라는 사회적 클리셰를 경계하고 싶어요. 워킹맘으로서 항상 정신없고 미안해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엄마의 삶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해요. 엄마의 삶도 있고 아이의 삶도 있고, 서로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임을 알려주려고 하죠.


Q6. 여성들의 다양한 시선과 이야기가 더욱 중요해지는 요즘,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저는 조금 더 용기를 내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책 《소설가의 일》에서 “용기는 동사이다”라는 문장이 있어요. 용기는 생각하거나 마음속으로 꿈꾸는 게 아니라, 행동했을 때 비로소 용기라고 말할 수 있는 거죠.
‘나도 이런 엄마가 되고 싶어’ 또는 ‘나는 이런 여성이 되고 싶어’라고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실패할 수도 있지만 행동해 보고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스로의 용기를 동사형으로 만들어서, 작게라도 행동을 시작하면 그 작은 시도가 새로운 곳으로 이끌어줄 거예요.
